담보부족한 우수中企 저금리로 돈 빌려줘
중진공, 올해 총 14개 기업에 108억 지원

오션브릿지(대표 이경주)는 정보통신(IT) 산업에서 `쌀`과도 같은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기업이다.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는 각종 화학용품(케미컬)이 바로 오션브릿지 제품이다.

이경주 대표는 오션브릿지를 설립하기 전 17년 동안 기업 컨설팅을 하며 반도체 시장에 대해 공부했다. 여러 제조업을 두루 살펴보며 공정 과정이나 가격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고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전문경영인으로 근무하며 실무 경험도 쌓았다. 그러던 중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시점에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2년 오션브릿지를 창업했다. 오션브릿지는 여타 반도체 케미컬 공급 업체들과는 시작부터 달랐다. 보통 케미컬 공급 업체들은 케미컬만 납품하는 데 반해 이 대표는 케미컬과 반도체 장비를 함께 납품하며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오션브릿지의 주력 케미컬 제품은 헥사클로로디실란(HCDS)과 사염화티타늄(TiCl4)이다. HCDS은 반도체 D램과 낸드플레시 메모리 생산 공정에 절연막으로 사용되는 소재이며, TiCl4은 반도체 메모리 소자의 전자를 보관하는 축전지(Capacitor) 전극물질(Electrode Material)이다. 반도체는 소재에 따라 성능이 좌우되기 때문에 화학처리에 들어가는 케미컬이 품질로 직결된다. 오션브릿지는 고순도 케미컬을 만들기 위해 전 공정을 자동화했고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오션브릿지는 케미컬과 반도체 장비 두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독특한 회사다. 하지만 창업 초기 두 가지 생산라인을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했다. 이 대표는 은행 대출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금리가 높아 쉽사리 손을 댈 수 없었다. 이때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만났다. 중진공은 오션브릿지의 미래 성장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창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2013년 10억원을 과감히 투자했다. 그뿐만 아니라 시설자금 등 다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당시 현장 심사를 맡았던 중진공 담당자는 "오션브릿지는 전문 기술인력 영입 등 사업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을 기반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 분야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 지원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중진공은 2008년부터 `성장공유형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담보력이 부족하지만 기술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데 담보 없이 오로지 신용으로만 저금리(표면금리 1%, 만기보장금리 4%)의 자금을 제공하다. 중진공이 인수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부채의 자본전환으로 자기자본이 확충돼 기업 입장에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2012년부터는 민간 창업투자회사가 투자하지 않은 기업에만 지원함으로써 민간 영역과의 구분을 확실히 했으며 민간의 후속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도 하고 있다. 성장공유형 대출을 총괄하고 있는 허석영 중진공 융합금융처장은 "오션브릿지는 중진공 투자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진공이 누구보다 먼저 투자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션브릿지는 전문성과 기술력뿐 아니라 고객 만족을 추구하며 직원이 행복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불량이 나면 1시간 안에 이를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고객만족도가 높다.
또 창업 초기 기업으로는 드물게 내부적으로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등 직원들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중진공은 성장공유형 대출을 통해 올해 총 14개 기업에 108억원을 지원했으며 수시로 자금 접수를 하고 있다. 성장공유형 자금 관련 상담은 중진공 전국 각 지역본·지부에서 받고 있으며 문의는 중진공 융합금융처(055-751-9574)로 하면 된다.

[기획취재팀 = 민석기 차장(팀장) / 김제관 기자 / 진영태 기자 / 정순우 기자 / 김정범 기자 / 안갑성 기자 / 중소기업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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